바둑 특성화 학교 한국바둑중 개교 2년 만에 첫 프로기사

한국바둑중학교 2학년 박동주 학생이 입단에 성공했다. 한국바둑중학교가 개 교 2년 만에 배출한 첫 프로기사다.

박동주 수졸(바둑에서 ‘초단(1단)’의 별 칭)은 광주에서 태어나 6살 때 바둑에 입 문했다. 수완초등학교를 다니면서 신창 바둑학원(김경남 원장)에서 바둑 공부의 기반을 닦고, 지난 2018년 한국바둑중에 입학했다.

한국바둑중 첫 프로기사, 박동주 학생(중2)

한국바둑중학교는 바둑고등학교와 함 께 대한민국 최초이자 유일한 바둑 특성 화 학교다. 학교는 바둑 명인을 양성하 고, 관련 진로를 개척하기 위한 교육들을 진행한다. 바둑기술, 바둑영어, 바둑지도 사 실무 등 바둑전문교과를 교육하고, 바 둑교사와 전문 프로기사 채용, 인공지능 (AI)학습실 운영 등 지도시스템도 탄탄하다. 모든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생활한다.

현재 한국바둑중·고가 배출한 프로기 사는 4명. 이번 박동주 학생은 바둑고 김 지우·이도현·이우람 초단의 뒤를 이어 네 번째다. 박동주 학생에게 학교생활의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.


인터뷰_ 바둑중 2학년 박동주 학생

6세 때 바둑 시작, 14세 입단
기숙생활, 명상수업 등 도움 커
국가대표 영재반에서 활동중

- 입단 축하한다. 바둑은 어떻게 시작했나?
"6살 때부터 했다. 어릴 때 개구쟁이였다. 조금 산만한 아이였다. 그래서 부모님께서 차 분해지라고 바둑 학원에 보내셨다. 바둑이 집 중력을 높인다는 효과를 들으신 거 같다. 입 문할 때 ‘돌’ 따먹는 재미가 쏠쏠했다. 그 맛에 지금까지 하고 있는 거 같다."

- 바둑중 최초의 프로입단자다. 어떻게 하면 프로입단 할 수 있는가?
"입단대회를 통해 입단할 수 있다. 일반인, 영재(지역영재), 여자, 연구생 등 분야별로 입 단대회가 매년 치러지는데, 1년에 약 10명 정도 선발하는 거 같다. 나는 만16세 미만만 참여할 수 있는 영재입단대회에 나갔다. 1월 에 1명, 7월에 1명씩만 뽑는다. 53명이 출전했는데 거기서 우승했다.
이번 입단대회가 첫 도전은 아니다. 초등학 교 때부터 지금까지 10번은 나간 것 같다. 중 학교 때부터는 대회마다 작정하고 덤볐다. 올 해 입단하게 돼서 엄청 기쁘다. 15살이 되는 내년이 영재대회에 나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 라 내심 조급했었다. 운이 따른 거 같다."

- 바둑중에 와서 좋은 점은?
"바둑은 내 일상이다. 바둑 중심으로 생활 한다. 여기서는 좋아하는 바둑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. 그리고 일반중에 다녔다면 나는 오 전엔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기원에 갔을 거 다. 그러면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이 많지 않 다. 바둑중은 전원 기숙사 생활한다. 잘 때도 친구들과 같이 잔다. 그래서 서로 사이가 좋다.
또 바둑중에는 프로기사 사범님도 계시고, 실력별로 체계적으로 가르친다. 나는 프로3 단 김누리 사범님께 지도받았다. 대국하다보 면 흔들리지 않는 정신이 필요한데 학교에서 명상을 배워 도움이 됐다. 바둑하기 최적의 환경이다 보니, 학교 와서 실력이 더 크게 늘 었던 거 같다."

 

박동주 학생과 부모님

- 바둑중 첫 입학자인데, 1회라는 생각에 부모님이 고심하셨을 거 같다.
"학교에서 열리는 바둑캠프도 참여하고 사전 조사도 많이 했다. 이런 과정들을 부모님께서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셨다. 부모님은 항상 “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”고 하시 면서, 나를 믿어주셨다."

- 실제 바둑중 학생들의 하루 일과는 어떤가?
"6시 반에 일어나서 매일 운동장 한 바퀴를 돈다. 돌아와서 아침 급식을 먹고, 수업시간 전까지 책을 읽거나 쉰다. 오전엔 교과 수업 을 듣는다. 점심 이후 2시까지 자유시간인데, 그 후엔 바둑 공부를 한다. 학생들끼리 바둑 을 두거나 프로기사들의 기보(바둑 둔 순서) 를 공부하고, 사활문제(돌의 삶과 죽음에 대한 답을 묻는 문제)을 푼다. 밤 10~11시까지 도 진행된다.
원래 늦게 잠을 자는 ‘올빼미형’이라 힘들진 않다. 나는 밤 1~2시에 잔다. 근데 기숙사에 건조기는 1대 더 있었으면 좋겠다. 층마다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는데, 학생들이 많아서 기다리는 시간이 좀 길다(하핫)."

바둑수업을 듣고 있는 바둑중학생들


- 밤 10시, 11시까지 두게 되는 바둑의 매력은?
새로운 수를 찾는 즐거움이 있다. 바둑도 정석이라는 것이 있는데, 다른 수들이 생긴다. 야구로 말하면 ‘변화구’다. 상대가 예상치 못한 수를 놓을 때 짜릿하다.
알파고 같은 바둑AI(인공지능시스템)로 많이 공부한다. AI는 입력된 바둑 대국들의 기보들을 모두 분석하고 있기 때문에 엄청 잘 둔다. AI로 내가 둔 바둑을 복기(다시 처음부터 놓아 보는 일)하면 AI가 어느 수가 이길 확 률이 높았는지 등을 알려준다. 나를 극복하는 재미가 있다."

- 바둑고 이도현 학생과 함께 국가대표 훈련에 갔다 왔다고 들었다. 앞으로의 행보는?
"나는 만16세 미만 기사들이 속해있는 국가 대표 영재반이다. 국가대표들은 오전 10시부 터 오후 5시까지 훈련하는데, 대국을 주로 한다. 열심히 노력해서 몇 년 후엔 KB리그 같은 바둑리그에 나가 신진서 9단처럼 우승하고 싶다. 내 꿈이다.
올해는 9월 말부터 진행되는 한국기원 ‘조아바이톤배 루키리그’에 참여한다. 입단 후 첫 리그라 긴장된다. 만17세 이하 프로(1명) 와 아마(3명)가 팀을 이뤄 겨루는 단체전이 다. 바둑중·고도 각각 1팀씩 출전한다. 작년에 아마선수로 나간 적 있다. 전적은 5승 8패. 잘 두는 사람이 많아서 이것도 엄청 잘 한 거라고 생각한다. 올해는 10승이 목표다. 친구들아, 응원 부탁하고 파이팅 하자!"

박동주 초단 주요 대회 참가 실적
- 2018 제4회 일요신문배 전국중고바둑왕전 중 등최강부 준우승
- 2018 제246회 한바연 학생바둑대회 최강부 준우승
- 2018 세계 청소년 마인드스포츠대회 중고등부 우승
- 2018 제10회 한국중고바둑연맹회장배 중고 생바둑대회 중등부갑조 준우승
- 2019 제10회 전라남도교육감배 학생바둑대 회 중등부 우승

저작권자 © 전남교육소식 함께꿈꾸는미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